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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원 (2002-08-27 07:18:17, Hit : 4549, Vote : 830
 Re: 니벨룽? 또는 니벨룽겐?

최근에 이런 좋은 사이트를 발견하고 아주 반가운 마음에 여기 처음 글을 씁니다.
우선 유익하고 진지한 글들에 감사합니다.


'니벨룽엔'이냐 '니벨룽'이냐의 번역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심심할만하면 계속 반복되곤 하는 골치아픈 아이템인데요
제가 도달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니벨룽'이 엄밀한 의미에서는 정확한 번역이지만
'니베룽엔'(또는 겐)도 틀렸다고 배척할 수는 없다(수용할 수 있다)...
입니다.

이 문제가 혼란스런 이유는
1)문법적인 문제와
2)의미상의 문제가 애매하기 때문인데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여기서 Nibelungen은 복수가 아니라 단수의 소유격 변화이고
단수 Nibelung은 그저 '알베리히'(Alberich)를 나타냅니다.

반지가 알베리히의 것이라는 데에 다소 의아해 할 분이 있을지 모르나
라인의 처녀들로부터 정당하게 '사랑을 포기하고(또는 저주하고)'
황금을 택한 알베리히가
정당하게 만든 '그의 반지'입니다.
작품 <니벨룽의 반지>는 바로 이 반지를
보탄이 신의 율법을 깨가면서까지 강탈하면서 시작되는 거지요.

앞의 분께서 Nibelungen은 항상 복수로만 쓰인다고 하셨는데
아마도 니벨룽엔의 노래(Nibelunenlied) 등의 독문학 관련 문헌에서는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바그너 <반지>의 독일어 텍스트에는 단수 Nibelung 즉 알베리히를 가리키는
구절이 자주 나옵니다.
가령 <라인의 황금>에서 로게의 유명한 나레이션 중
...
der Nibelung, Nacht-Alberich...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영어문헌에서는
The Ring of the Nibelung
을 암암리에 공식적인 번역어로 사용하고 있지요.
(물론 과거 자료중 아주 더러 ...the Nibelungs도 보이긴 합니다만...
문법적으로도 설명이 안되며 의미상으로도 그 반지는 니벨룽족들의
것라고 볼수는 없습니다.
니벨룽족들은 오히려 반대로 반지의 소유주인 알베리히의 힘에
노예처럼 조종당하는 신세죠.)

....
그런데 제가 앞에서 여러 가지 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니벨룽엔'도 틀렸다고 배척할 수 없다고 쓴 이유는
좀더 복잡한 언어철학적인 논쟁의 문제입니다.
오래 전부터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니벨룽엔의 반지>라고
써왔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는 거죠.

이 문제는 한동안 제가 몸담고 있었던 한국바그너협회에서 뜨거운 논쟁이
되었었는데
'니벨룽의 반지'가 정확한 번역표기인 것으로 나름대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이 미처 전달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혼란의 영역으로 남아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는 '니벨룽'을 쓰지만, '니벨룽엔' 역시
수용합니다...
그런데 그것 보다도 제목에 대한 관심도 좋지만
<반지>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상 몇 글자 적어보았습니다.







파르지팔과 통나무
인간 바그너와 악극에 대해서 쓴 신간소개

    니벨룽? 또는 니벨룽겐?  그녀   2002/06/02 3975 789
      Re: 니벨룽? 또는 니벨룽겐?  무와산방   2002/06/02 3943 761
        Re: 니벨룽? 또는 니벨룽겐?  독일유학생   2002/08/03 3271 342
        Re: 니벨룽? 또는 니벨룽겐?  서정원   2002/08/27 4549 830
        Re: 답변 너무 고마워요  그녀   2002/06/06 3543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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