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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삐율 (2002-03-04 01:49:57, Hit : 3207, Vote : 657
 ★★ 작업노트/무대 모형 완성

바그너는 <파르지팔>을 꼭 바이로이트 극장에서만 공연하길 원했다.
이 극장은 바그너에겐 마치 예술의 사원 같은 것이었다.
바이로이트 극장은 오케스트라석이 완전히 감추어져 있고 음향적으로도 다른 극장과 다른 유일무이한 - 마치 신화적인 심연에서 들려오는 소리같이 들린다 한다. 나는 한번도 바이로이트에 가본 적은 없지만, 사람들은 예를 들어 "감각의 속임수"랄지, "관객이 직접 미스테리드라마의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라는 등, 이 극장의 의미에 대해 묘사해 대었다.
암튼 바그너가 <파르지팔>을 다른 곳에선 공연하지 못하게 한 금지령도 30년 만인 1913년에 해제가 되었고, 사람들은 금지가 해제된 다음 날부터 여기저기서 <파르지팔>을 공연해 대었다.

나는 나의 <파르지팔> 작업을 위해 바이로이트 극장을 쓸것인지 다른 극장을 쓸 것인지 망설였다.
왜냐면 나는 사실 바그너가 바이로이트 극장만을 주장한 근거가 그리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바이로이트 극장을 쓰게되면 실제적으로도 여러가지 사사롭고 번거로운 문제들이 있다.
내가 그 극장을 가서 보고, 무대 뒤도 살펴야 하고, 사진도 찍고, 기록도 하고 해야하는데, 일단 그런 것들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매일 4번씩 안내원이 극장을 구경시켜주고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나처럼 무대 구석구석을 알고싶어하는 사람한테는 그 프로그램은 수박 겉 핥기식인 셈이다.
하지만 나는 결국 바이로이트 극장을 쓰기로 했다.
극장에 전화해 무대 안을 좀 둘러볼 수 있겠냐 했더니, 너무 멀기도 멀지만, 여러가지로 문제가 있다며, 자기들이 도면이랑 사진등을 보내주겠으니 일단 참조하라고 아주 친절하게 답변해주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그들은 무대도면과 극장 내부 사진 및 얇은 팜플렛 같은 것을 보냈다. 그 이후에도 언제 시간을 내어 바이로이트에 다녀올까 했는데, 시간상 불가능할 것 같다. 지금 나에겐 파르지팔 작업 외에 교수님의 오페라 작업을 도와드리는 일이 겹쳤기 때문이다.
. . . . . .

4일만에 바이로이트 극장의 무대 모형의 기본적 틀을 완성하였다.
나는 이번에도 역시 1:25 비율로 모델을 만들었는데, 그 동안 만들어 왔던 모델들과는 비교가 안돼게 크다.
내 개인작업으로 이렇게 큰 극장은 처음 만들어 본다.
프로시니엄(무대 앞 액자같은 틀을 말함) 넓이는13m에 높이가 11.80m이고,
무대 깊이는 22m인데, 뒷무대까지 합하면 100m 정도이나, 나는 뒷무대까지 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앞무대만 만들었다.
무대 밑으로도 장치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공간이 있는데 그 깊이가 무려10.40m나 된다.
나는 숲에서 성배의 성으로 변하거나, 클링소어의 성에서 마법의 정원으로 변하는 것을 위해 이 장치를 쓰기로 했다.
예전에 바그너는 무대 뒤를 삥 둘러싼 파노라마 장치를 이용해 엄청나게 큰 그림이 무대 뒤에서 흐르게 만들었었지만,
나에게 그러한 장치는 공간 개념이 아주 중요하게 표현되야할 <파르지팔>에선 너무나 평면적이고 피상적인 테크닉이라 생각되어
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모형제작에선 생략했다.
암튼 세부 마무리만 하고 나면 이렇게 저렇게 여러가지 시도를 드디어 해 볼 수 있다.
스케치해논 것들도 정작 모형으로 만들고 나면 아마 더 구체화되고 변형될 것이다.
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 작업노트 3월 23일
게시판 변경 예고.. (200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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