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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삐율 (2002-02-21 11:45:04, Hit : 3445, Vote : 641
 안녕하세요 (2001/12/04 20:48)


안녕하세요.
전 독일에서 무대미술을 공부하고 있답니다.
무대미술을 공부하면서 좋은 점이 뭔지 아세요?
무대작업을 통해 세상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겁니다.
세상엔 무수히 많은 시간적/공간적 배경을 가진 이야기들이 있고
그 이야기들의 자료를 찾아, 그것들을 씹고 되새김하여, 새로이 형상화하는 것이 무대미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대는 그저 온갖 세계의 이미테이션으로만 머물고 맙니다.
물론 연출, 의상, 배우의 연기 모두 다 그렇지요.
암튼 전 매번 다른 세계를 접하고 배우게 됩니다.
안톤체홉의 <벚꽃동산>을 하면서 배운 그의 철학과 러시아적 인간미.
<오이디푸스>, <바코스의 여신도들> 등의 그리스 비극을 하면서 배운
운명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그리스의 정신세계와 비극의 미학.
브레히트의 <바알>을 하면서 배운 한 인간의 허무적 세계와 브레히트....
하나의 작업만으로도 배울수 있는 것은 무한합니다...

전 요즘 또다시 새로운 세계 앞에서 감동에 빠져있습니다.
몇주 전 새 작업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바그너 생각이 났지요.
뭔가 제가 모르는 것을 하고 싶었고, 단순히 텍스트에 의존하는 연극이 아닌
음악 같은 것이 들어간 -뭔가 공기를 부여하는 그런 것을 막연히 찾았었죠
그러다 오페라, 특히 바그너를 하기로 결정하고는 CD 가게로 갔답니다.
거기서 전 1970년 바이로이트 축제때 상연된 <파르지팔>을 발견했답니다.
해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순간...
전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그러고 듣고 있었죠.
전 그 CD를 살 수 밖에 없었고, 바로 돈을 지불하고 뭔가 홀린 듯 가게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그 장장 긴 곡을 꼼짝도 않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당장 파르지팔 대본을 읽고, 여기저기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죠.
바그너, 파르지팔, 기사도에 대한 것들, 바이로이트 축제에 대한 것...
그러다 혹시나 하고 한국 인터넷 사이트를 들어갔다가
<무와산방 음악이야기>를 발견하게 된 거랍니다.
몇주 동안 전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무와산방 음악이야기>의 자료는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
무와산방님, 그리고 곽태웅님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전 별로 드릴께 없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

저희 집 창문으로 보면 공원숲과 높이 자란 나무들이 보입니다.
이미 나뭇잎들은 거의 떨어졌고,
나무들은 마치 하늘로 자라는 뿌리처럼 보입니다.
왠지 파르지팔은 가을, 특히 겨울에 어울리는 음악이라 생각되는군요.
아니면 제가 파르지팔을 겨울에 만나서 그렇게 여기는걸까요? (후후...)
그럼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유익한 글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002/02/04 01:56)
파르지팔을 듣다가... (2001/11/05 14:20)

  안녕하세요 (2001/12/04 20:48)  라삐율   2002/02/21 3445 641
      Re: 안녕하세요 (2001/12/10 20:06)  무와산방   2002/02/21 2700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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